우주 시대가 현실이 되면서, 인간은 더 이상 지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실시간 영상, 인공위성이 포착한 지구의 고해상도 이미지, 민간 로켓의 이륙 장면 등
우주 공간에서 생성되는 콘텐츠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이는 상업적·예술적 자산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우주 콘텐츠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우주 공간은 특정 국가의 영역이 아니지만, 콘텐츠는 인간의 창작물일 수 있다.
따라서 콘텐츠가 어디서 제작되었는지, 누가 제작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는지에 따라 법적 지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저작권의 기본 원칙
저작권은 창작자의 창의적 표현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창의성’이다. 단순한 사실이나 자연현상은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
예를 들어, 달 표면의 모습이나 혜성의 궤도는 아무도 소유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장면을 특정한 방식으로 표현한 이미지나 영상은 저작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우주에서 촬영된 콘텐츠도 창작성이 인정되는 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단, 보호 여부는 제작자와 제작 환경, 그리고 국가법의 적용 여부에 따라 다르다.
공공기관 vs 민간 기업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는 부분이 바로 NASA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이다.
NASA는 미국 연방정부 기관이기 때문에, 미국 저작권법상 정부가 만든 자료는 자동으로 퍼블릭 도메인에 속한다.
즉, NASA가 공개한 화성 탐사선 영상이나 허블 망원경이 촬영한 우주 사진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퍼블릭 도메인이라고 해서 아무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NASA의 공식 로고나 특정 브랜드가 들어간 콘텐츠, 또는 타 기관과 협업한 경우에는 상표권이나 공동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NASA는 자사의 콘텐츠를 사용할 때 ‘NASA에서 제작한 것임을 암시하지 말 것’이라는 명시적 조건을 달고 있다.
반면, 민간 우주 기업들이 제작한 콘텐츠는 전혀 다르다.
SpaceX의 로켓 발사 장면, Blue Origin의 우주 관광 기록 영상, Planet Labs의 위성 이미지 등은
모두 해당 회사의 자산으로 간주되며, 일반적인 저작권 보호를 받는다.
이런 콘텐츠는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경우 반드시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하며,
유튜브 영상에서의 편집 사용, 블로그 게시물에 포함, NFT로 전환해 판매하는 행위 등은 무단 사용 시 저작권 침해로 간주된다.
2021년 한 유튜버가 SpaceX 영상을 무단 사용한 NFT를 민팅했다가 저작권 위반 경고를 받은 사례가 실제로 존재한다.
특히 위성 데이터를 가공한 이미지나 애니메이션은 단순 데이터가 아니라, 편집과 시각화라는 창작 요소가 포함되기 때문에 저작권 보호의 여지가 크다.
ISS 영상 소유권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여러 국가가 협력하여 운영하는 복합적인 공간이다.
미국(NASA), 유럽(ESA), 러시아(로스코스모스), 일본(JAXA), 캐나다(CSA) 등 여러 기관이 장비와 인력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ISS 내에서 촬영된 콘텐츠는 경우에 따라 다자간 협약에 따라 권리가 나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본 우주비행사가 실험 영상을 찍었다면, JAXA가 그 영상의 1차 권리를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NASA가 이를 종합 편집해 웹사이트에 퍼블릭 도메인으로 배포하는 일이 많아, 실질적 배포 권한은 NASA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결국 ISS 콘텐츠의 저작권은 장비 소유자, 촬영자, 운영 주체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출처와 라이선스 확인이 중요하다.
우주 콘텐츠로 만든 2차 창작물은?
원본 콘텐츠를 재편집하거나 결합해 만든 2차 콘텐츠는 일반적으로 창작성이 인정될 경우 독립된 저작권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원저작물이 보호받는 경우, 2차 저작물도 반드시 원작자의 동의 하에 만들어져야 한다.
예컨대 SpaceX 로켓 발사 장면을 배경으로 편집한 유튜브 영상, NASA의 이미지를 활용한 디자인 제품, 위성 사진을 기반으로 만든 NFT 등은 모두 원저작자의 사용 허락 여부에 따라 법적 책임이 달라진다.
특히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우주 이미지 생성도 활발하다. 하지만 AI가 만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미국과 한국, EU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AI 단독 창작물은 보호 대상이 아니며, 사람의 개입이 있어야 저작권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AI가 NASA 이미지 기반으로 생성한 결과물은 원본의 영향력에 따라 법적 분쟁의 여지가 생긴다.
상업적 이용과 법적 분쟁 가능성
우주 콘텐츠의 활용은 단순한 감상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광고, 영화 제작, 기술 교육, 부동산 홍보 등 광범위한 상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경제적 가치가 커질수록, 콘텐츠의 권리 문제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 유튜버 NFT 사례 외에도, 실제 한 글로벌 출판사가 NASA 콘텐츠를 바탕으로 제작한 책을 판매하면서
NASA 로고를 무단 사용했다가 경고를 받은 일이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위성 이미지 기반 지리정보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이 무단 이미지 사용으로 제재를 받은 사례도 보고되었다.
따라서 우주 콘텐츠의 상업적 활용을 고려할 때는 반드시 저작권, 라이선스, 협약 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콘텐츠의 자유와 책임 사이에서
우주는 인류 모두의 공동 자산일 수 있다. 하지만 우주에서 촬영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콘텐츠가 ‘자유 이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창작자와 제작 주체, 사용 목적과 방식에 따라 콘텐츠는 철저히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다.
우주 시대에 콘텐츠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다음 세 가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 공공기관 콘텐츠라도 출처와 라이선스를 확인하자.
- 민간기업 자료는 기본적으로 사용 허가가 필요하다.
- AI, NFT, 2차 창작 등 신기술 기반 콘텐츠도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우주는 넓지만, 콘텐츠의 법은 그보다 더 촘촘하므로 자유로운 활용과 창의적 활용 사이에서, 법적 책임을 인식하는 것이 새로운 우주 시대의 기본 소양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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